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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 

나의 고향은 서울이 아니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이유로 고향을 떠나왔으며, 이곳이 내 두 번째 정착지이다. 
사실 나는 두 번 다시 서울에 올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가끔 스쳐지나가기는 해도 이곳에 터전을 마련하고 
몇 년 동안 지낼 거라는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다. 
서울에서 운전병으로 군 생활을 하고 전역하던 날, 나는 차 많고 복잡한 서울을 드디어 떠난 다는 것에 행복했었고, 
후임들에게 난 이제 서울이 있는 방향으로는 소변도 보지 않을 것이라 큰소리를 뻥뻥 쳐댔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이곳에 살게 된 이유는 참 심플했다.

첫 번째 직장에 환멸을 느껴 퇴사하고 두 번째 직장으로 이직이 확정되었을 때, 합격 확정 연락이후 나에게는 오직 일주일만이 남아있었다. 
그러니까 갑자기 어디엔가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직장 위치는 서울이 아니었지만, 직장에서는 단 하나의 셔틀버스만 운영했고 
그 셔틀버스는 서울을 오가는 셔틀버스였다. 그러니 최대한 셔틀버스 노선 근처에 집을 잡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리고 셔틀노선 중에 가장 매물이 많아 보이는 곳, 그러니까 원룸이 가장 많아 보이는 서울 어느 지역에 부랴부랴 자취할 집을 구했던 것이었다. 

생각했던 것만큼 집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처음 가장 문제였던 것은 가격이었다. 지방 촌놈의 생각으로 지금 가지고 있는 돈으로 충분히 
전셋집을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크나큰 오산이었다. 내가 살던 곳과 이곳의 전세가격은 거의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나름 아끼고 살아온 터라 어느 정도 여유자금은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가진 돈의 모두를 탈탈 털어 아주 조그마한 전셋집을 구했다.

사실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서 이곳에 집을 구했지만, 처음에는 이곳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히 내가 사는 곳 주변은 모두 빌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마치 벌집을 연상하게 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오히려 벌집보다 이곳이 못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벌집에서는 벌들이 다 형제라 그들만의 정이 있지만, 나는 이곳에서 완전히 혼자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곳을 보금자리로 선택한 부분은 내 인생에서 탁월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3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곳의 숨겨진 매력이나 뭐 주민들의 따뜻한 정, 
멋진 도심지 이런 것들이 매력으로 작용한다는 그런 입에 발린 말은 하고 싶지 않다.
그 이유는 굉장히 실용적인 것이다. 일단 걸어서 출퇴근 셔틀버스를 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회사에서 회식을 주로 이곳에서 한다는 것이다. 회사에서 막내가 술을 얼마나 거절할 수 있겠는가. 
그나마 술을 거하게 마셔도 마음은 편하다. 왜냐하면 엎어지면 코 닿는 곳에 내 자취방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장점은 가끔 선배들이 내 방을 숙박업소처럼 이용하는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래도 그 정도 리스크는 감수할 수 있다. 
술을 마시고 마음 편하게 집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말이다.

내가 이곳에 정착한지 2년이 지났고, 이사를 한번 했다. 이사는 원래 살던 곳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집이다. 
그러니까 그냥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셈이다. 이곳도 전세기간이 지나면 다시 이사를 가야하지만 나는 아직 이 동네를 떠날 생각이 없다. 
뭐 언젠가는 이곳이 지루해 질 수도 있을 것이고,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직은 이곳이 마음에 든다. 
나름 현실적인 이유로 애착이 가는 동네가 아닐 수 없다.
  
3. 취미

나는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물론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아하고, 핸드폰 게임을 하는 것도 좋아하며, 술을 마시는 것도 좋아하고,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하루 중 자투리 시간에 내가 가장 자주 하는 일은 책을 읽는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책을 읽는 것은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여기에 동의한다. 책 읽는 사람은 종종 고리타분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세상 사람들 중에는 재미있는 사람, 웃긴 사람,  무서운 사람, 피하고 싶은 사람, 고리타분한 사람 등 수많은 사람들이 있으며, 
그 사람들의 부분 집합인 책 읽는 사람들 중에는 당연히 고리타분한 사람이 있지 않겠는가.

나는 책을 읽는 것과 핸드폰 게임을 하는 것과 인터넷 서핑을 하는 것을 동등한 개념으로 생각한다. 책을 보는 것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핸드폰 게임을 하기 위해 정장을 입고 책상에 앉아서 경건한 마음으로 하는 것과 같다.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생각이다. 
그냥 좋아하는 책이 있으면 읽으면 되는 것이다. 서서 봐도 되고, 앉아서 봐도 되며, 엎드려서 봐도 된다. 
나는 가끔 졸음의 수단으로 책을 활용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주로 철학책을 선택하는 편이다.

처음부터 책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나도 어릴 적에는 책이라고는 교과서 밖에는 몰랐고, 
책을 본다는 것은 곧 시험공부를 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책을 본다는 것이 두꺼운 종이에 집중하며 
열심히 머릿속에 지식을 주입하는 것으로 생각하며, 그것이 사람들이 책을 멀리하는 요소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도 군대에 가기 전까지는 독서라는 것에 큰 흥미는 없었다. 내가 독서를 시작한 계기는 참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왜냐하면 이등병은 책을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마음에 들지 않는 고참에게 반항하기 위해서 시작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천성이 반골이라 하지 말라고 하면 반대로 더 하는 내 성격 덕분에, 
이해도 못하는 책을 반복해서 계속 보다보니 독서가 자연스럽게 느껴졌던 것 같다. 
고참이 싫어서 독서를 시작했으니, 그 원수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좀 나중에 생각해 보기로 하자.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에 복학을 한 이후에는 들뜬 마음으로 몇 달간 책을 보지 않았지만, 복학생에서 뭐 그리 화려한 생활이 있었겠는가. 
다시 독서습관이 고개를 슥 내밀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그 눈빛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독서를 취미로 삼고 있다. 
마치 오랜 친구 같은 느낌으로 말이다. 

최근에 나는 주로 출퇴근 버스에서 책을 본다. 직장까지는 1시간 남짓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왕복으로 2시간의 시간이 나에게 주어진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세계 여러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기원전에 태어났던 사람과 이야기하기도 하고, 
유명한 전투에서 멋진 말을 탄 장수들과 함께 전쟁을 한다. 직장이 멀리 있다는 것이, 나에게 이런 행복감을 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책은 주로 집 주변에 있는 도서관을 이용하는데, 직장이 멀어 주중에는 별로 이용하지 못하고 주말에만 가서 책을 빌릴 수 있는 최대치를 빌려 집에 온다. 
항상 가방에 대여섯 권의 책을 넣어 오면서 다음부터는 이렇게 미련하게 빌리지 말아야지 다짐하다가도, 
또 그 다음 주 주말이 되면 온 김에 많이 빌리자는 생각으로 대여섯 권의 책을 가방에 집어넣는다. 
그리고는 낑낑대며 다시 가방을 메고 오는 것을 반복한다. 이쯤 되면 미련한 바보가 따로 없다.

오늘도 나는 두 권의 책을 가방에 넣어두고 출퇴근을 한다. 오늘은 무언가를 경험할지 기대가 된다. 
이 많은 사람과 이 아름다운 경치와 이 멋진 이야기들을 만나고 나면, 다시 주말에 새로운 만남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런 삶을 당신에게 권하는 것도 과히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지은이: 정성수

휴대폰: 010-2423-6349

메일: sungsu1217@naver.com

  • profile
    korean 2017.06.30 17:00
    잘 감상했습니다.
    열심히 습작을 거듭하다보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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