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게 산다는 것은
커다란 바위가 조약돌 되도록
흐르는 물에 스치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살이 깎이고 지문이 닳아 맨들 해질 때까지
참고 또 참아 인내 하는 것
세상을 둥글게 산다는 것은
모나고 거친 나를 내어 주는 것
흐르는 시간에 나를 태운 채
그 순간순간을 악착같이 살아 내는 것
내가 둥글게 산다는 것은
죽는 그 날까지 나를 잃진 않는 것
사람을 사랑을
너무 쉽게 믿었나 보다
너무 쉽게 기댔나 보다
사람을 사랑을
너무 쉽게 잡아버렸다
잡는 것도 내 의지였으니
놓는 것도 쉬웠음 좋았으련만
너무 어린 탓도
그땐 좋았단 말도 쓸모없는 일
사람은 사랑은
언젠가 어느 순간에 날
또 울리겠지
또 비슷한 후회를 남기겠지
그래도 난
또 사람을 사랑을 ...
짝사랑
사랑해 한마디면
충분할 줄 알았다
행복할 줄 알았다
모든 게 허락될 줄 알았다
바라만 봐도 좋았던 그 시간도
마주보며 웃고 떠들던 말장난도
가끔씩 스치는 너의 손길도
그저 행복했던 너와의 인연도
사랑해 한마디로
모든 게 끝나버렸다
짝사랑이 좋았다
사랑을 원했던 게 내겐 욕심 이었다
숨소리
내가
살아있구나
살아 내고 있구나
숨을 쉬고 있구나
쉼 없이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바쁘게 돌고 도는 세상 속에서
쉴 세 없이 뛰는 가슴 부둥켜안고
오늘도 벅찬 숨을 몰아쉬고 있구나
내 손가락 꼭 붙잡고
쌔근쌔근 잘도 자는 우리 아가 숨소리
천사 같은 우리아가 팔베개하고
주거니 받거니
숨소리 자장가 삼아
행복한 단꿈에 빠져 보련다
안녕
만나고 헤어질 때 같은 안녕이라 하는 건
헤어지는 그 순간에도
처음의 설렘을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일거야
함께 했음을 잊지 말자는 약속일거야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헤어짐이 있으면 새로운 만남이 있는 것처럼
영원한 만남도, 헤어짐도 없다는 조언 같은 걸 거야
지금 내가 네게 안녕이라 말을 건네면
그건 네게 다가가고픈 나의 용기일 거야
“안녕”
이름 : 채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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