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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든 그림자


키가 자랐다 울 엄마보다 더

암만 까치발 들어도 엄마 어깨 아래였던 나

넉넉한 그 품으로 달려들면 폭 안아주던 엄마냄새

그 냄새가 따뜻해 내 키 자라는 줄도 몰랐는데

이젠 눈 아래로 보이는 엄마의 작은 어깨

비스듬 기울어진 그 어깨가 왜 이리도 마음 시린지


울 엄마가 물었다 영어로 쓰인 책 들이밀면서

요건 뭣이라고 읽는다냐, 하는 엄마 손 끝엔

초등학교 다니는 막내 동생도 술술 읽는 쉬운 영단어

어릴 적 입에 달고 살던 말, 우와 엄마 되게 똑똑하다

대신 지금 혀에 맺힌 말, 아휴 엄만 이것도 몰라?

애써 잘근 씹어삼킨 그 말이 왜 이리도 속상한건지


집 떠나왔다 울 엄마랑 살던 집

몸이 자라 작아진 집, 마음 자라 떠나온 집

엄마 품같던 그 집을 떠나오던 날

바리바리 짐보따리 챙겨주며 배웅하던 엄마

붉게 물드는 눈시울 바람부는 휑한 맘 감추려

모질게 치던 얼른 가란 그 손짓이 왜 이리도 안쓰러운지


거인같던 울 엄만 비스듬 비스듬 기울어들고

고까짓 꼬부랑 글씨 앞에 작아지다가

남몰래 흘린 식은 눈물 속에 삭아버리지만

그래 울엄마 그림자는 나 자란만큼 점점 더 줄어들지만,

그래도 난 자다깨면 여전히 엄마 품을 찾는다

옷소매 때 지우는 법 김치찌개 끓이는 법 묻는다

속 시리고 외로운 날, 전화기에 엄마번호 누른다




위로


오솔길에 서 있는 빨간 우체통

하얀 편지 기다리는 담담한 마음

넌 늘 그런 마음이기를


오지 않는 편지를 기다리며

혼자서 울고 웃는 서러운 사랑

그래도 어느 날엔가는.

바람에 실려 네게 오겠지

희고 예쁜 몸짓으로


그 곱게 빛바랜 기다림 속에서

차곡히 네 사랑이 쌓여가기를

다만, 홀로 서서 기다리는 동안

네가 너무 외롭지 않기를




그의 이름은 달이라고 한다


그는 늘 차가운 필드를 돌았다고 한다.

오차범위 0.25mm로 설정된 트랙을 매양 걷는 일은 숨막히게 무료했다고 한다.

아닌게 아니라 정말로 들숨 긁어모으기 무섭게 날숨 부서지고마는 진공의 상태였다고 한다.

도행은 5만 8천 1십 7바퀴째 이어지고 있으나 무상감은 이제 지워지고 없다고 한다.

사실 3만 6천 3백 2십바퀴까지는 조금 적적했다고 한다.

필드의 정중앙에는 녹청의 행성이 하나 있었는데

저것을 청이라할지 녹이라할지 고민하다가 남도 아닌 쪽이라 칭하기로 하였는데

어느날엔가는 망간빛에 이르고 또 어느날에는 수정빛을 발하였는데

아무리 보아도 그것이 무엇인지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더라는데

바람이 불면 향이라도 짚어볼 것 같은데

바람은 커녕 기체밀도 0에 달하는 지독한 진공상태라는게

이 무향의 밤이 왠지 괜히 센치해지는데

어째서인지는 그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그냥, 그런 것이겠거니 했다고 한다.

그는 여전히 차가운 필드를 돌고 있다고 한다.





햇살 좋은 날


햇살 좋은 날


나뭇잎 그림자 너울대는

그늘자리 그 아래서 눈 끔벅이며

바람에 스미는 봄 바라보고 싶다


말없이 자울거리는

네 옆에 앉아서




사춘기


열 맞춰 조목조목 담겨있는

계란 한 판. 그 올망졸망한 빼곡함이

가끔은 외롭다.

잠들어 있는 계란들

그 서늘한 틈바구니 속에 끼어

어쩌다 혼자 깨어 있는 병아리처럼

가끔 그렇다.


시골길과 마주 앉은 감자밭.

풋풋한 흙냄새 덮고 사이좋게 웅크린 감자알들

그 소박한 따뜻함도 가끔은 외롭다.

밭귀퉁이 흙탕물 웅덩이에 발 담근 채

남모르게 혼자 썩은 감자처럼 그렇게 외롭다.


어스름 새벽녘 베란다 한 구석을 밝히는 작은 화분.

꽃송이 둘이서 살포시 잡은

어린 연둣빛 손, 그 은은한 싱그러움까지도 그렇다.

포개어진 작은 두 손 보드라워도

달빛 아래 속삭임 향기로와도

창틈새로 들어와 온 몸 가득 스미는 시린 공기에

여린 어깨 떨고나면 파르르

혼자되는 꽃처럼, 외롭다.






성명 : 양인희

이메일주소 : h12622003@naver.com

HP연락처 : 010.9110.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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