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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말랭이

 

늦은 시골 저녁상에 올라온

갓 무친 무말랭이 한 접시가

할매 손가락을 묘하게 닮았다

 

세월의 짠내를 풍기는

거친 햇볕으로 절여져

녹슨 상흔으로 굽이친다

 

어서 많이 묵으라 내 새끼

시큼한 삶을 하루 종일 말린

목소리 한 조각 집는다

 

말라서 꼬부라진 무말랭이에

오독 오독 잇자국 남기며

시나브로 퍼지는 시간을 삼킨다


안부

    

무너지는 처마 밑에서

못 전한 안부를 속삭이면

그대는 고요히 걸음을 옮긴다


안녕이라는 포근한 울림은

외로운 빗방울 거리를 채우고

그렇게 다시 안녕 희미해지다

 

가장 낮은 화단에 흩어졌던

검은 파편들을 품어 쓰다듬을 때

비로소 봄꽃이 배시시 얼굴을 든다

 

눈을 살포시 감을 때마다

맑은 향기가 코끝에 영글고

봄비의 위로가 나에게 안긴다


화장(火葬)

 

제주 오름 비탈서

할매 하얀 치맛자락

나풀거릴 때 보았다

 

나름 촘촘히 엮어 펼쳐도

결코 걸려 멈추지 않는

땅 위의 성긴 인연을

 

바람과 손을 맞잡고

햇살과 유영하는 그대여

당신은 드디어 자유롭나

 

먼저 떠난 자의 보따리는

아직 미련 남은 자들의

어깨 위로 나눠지어지고

 

다음 이별 때 재회를 기약하며

제 갈 길 가는 그림자들은

오늘도 조금씩 길어진다


가을비

 

어머니 품에

잠든 아가의 꿈에

싱그러운 이슬이

맺힐 만큼

 

아직은 인연이란 말이

조금 어색한 연인이

작은 우산 하나를

나눠 쓸 만큼

 

푸르렀던 나뭇잎이

재회의 기쁨으로

대지와 가볍게

입맞춤할 만큼

 

우리는 걸어간다

네가 지나가는 순간마다

그렇게 서로의 품에서

다가올 겨울을 나리


여기 시인이 잠들다

 

너를 노래하다 장미에 찔린

가난한 시인의 묘지에는

검푸른 이끼가 끼지 않는다

 

어떤 심장도 관통할 수 있는

날카로운 화살촉을 겨눠도

너를 쓰러트리지 못하지만

 

영혼에 드리워진 햇살만이

매끄러운 너의 맨살을 비추어

아주 잠시 반짝일 뿐이다

 

묘지의 밤하늘은 고독하다

오늘도 별밭을 거닐다 넘어지는

달은 기울어지며 스스로를 채운다


강경모

010-3667-4176

kmkang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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