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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5 04:51

붉은 괴물

조회 수 149 추천 수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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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약 이주일간의 휴가를 받고서 오랜만에 고향집에 가는 길이였다.
늦가을 밤의 차가운 공기가 차안을 침범하고 자켓을 벗어둔 터라 으슬으슬하고 한기가 올라오는 듯 했다. 하지만 별로 입고싶지 않은 기분이라고나 할까, 이 차가운 공기가 싫지 않은 기분이였다. 실로 간만의 고향에의 귀향이라 들떠 있는건지도 모르지. 그렇게 생각하고나니 꽤나 설득력 있다는 것에 다른 사람들이 보면 이상하게 여길만큼 피식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향집은 흔히 옛소설에 등장하는 굉장한 산골에 있는 곳으로 그만큼 고속도로도 복잡하고 거리도 굉장히 멀었다. 오늘 휴가를 받고서 바로 운전대를 잡은 참이라 피곤함에 눈꺼풀도 무겁고 술에 취한것처럼 정신도 몽롱했다. 하지만 이렇게 짙은 밤이 내려앉은 고속도로에서 자동차의 헤드라이트에만 의존하며 운전을 하고 있는 터라 까딱 잘못했다가는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어서 억지로 감기는 눈을 비비며 운전에 집중했다. 아, 생각해보니 히터도 틀지 않은채로 자켓을 입지 않은것은 매우 좋은 선택이였던것 같다. 어쩌면 이대로만 간다면 졸음운전 사고를 내지 않고 무사히 고향집에 도착할 수 있을것 같다. 그런 시덥지않은 생각을 했다
핸들을 왼쪽으로 꺾어 커브를 돌았다. 덜컥-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덜컹하고 흔들렸다. 어라, 하는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낸 소리와 함께 오른쪽으로 핸들을 돌렸다. 또 다시 덜컥-하고, 이번에는 방금보다 조금 더 크게 차가 휘청거렸다. 그리고 연이어 덜컥덜컥하는 소리와 함께 심하게 흔들리던 차는 얼마 가지못해 그 자리에서 멈춰 버렸다.


"...하아"


고개를 숙여 머리를 핸들에 기댔다. 설마설마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황당함이 먼저 들었다. 이러쿵 저러쿵, 혼자서 생각한건 전부 쓸모없게 되어버리고 새로운 생각이 머리속을 뒤덮었다. 어쩌면 고향에 가는것은 더 미뤄둬야 겠다는 생각이. 뭐, 아무튼간에 차의 상태를 봐야했기 때문에 조수석에 던져둔 자켓을 걸치고 차밖으로 나왔다. 새하얀 입김이 나올 정도는 아니지만 충분히 겨울이 왔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무지막지하게 차가운 공기가 나의 몸을 감싸안았다. 차 안과는 비교도 안돼는 그 추위에 바르르 떨며 자동차의 보닛을 열어보았다. 그러자 동시에 지독한 냄새와 함께 눈앞에 새카만, 그래 새카만 연기가 눈앞을 가렸다. 쿨럭쿨럭하며 연기를 쫒았다. 아무래도 제대로 망가진것 같은데...
작게 욕을 내뱉으며 신경질적으로 보닛을 닫았다. 이제 어쩐다.
일단 견인차를 불러야겠다는 생각으로 휴대폰을 들었다. 다행히 전파는 통하는 모양이였다. 견인회사의 번호를 생각해보다가 결국 114에 전화를 걸었다. 번호를 알아낸 후에 회사의 전화번호를 누르려 핸드폰을 귀에서 떼는데 내쪽으로 차 한대가 다가왔다. 파란색의 소형 트럭이였는데 무슨 일인지 궁금한건지 길 앞이 내 차탓에 막혀있어서인지 트럭은 곧 속도를 늦춰 정지했고 사람 한명이 내렸다.

"무슨 일 있습니까?"

트럭 운전수는 삼십대 초반쯤은 되는 듯한 남자였는데 자세히 잘보니 트럭의 헤드라이트 후광탓에 잘 보이지 않았던 왼쪽 뺨에 길게 칼에 베인듯한 상처가 있었다. 괜스리 운전수가 화를 내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에 나는 최대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차가 고장났다고 말했고, 남자는 잠시 안쓰러운 표정을 하더니 견인차에는 연락을 했냐고 물었다.

"이제 할 참입니다."
"제가 방해한 겁니까? 죄송합니다."
"이제 막 휴대폰을 들었으니까 별로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나는 가볍에 고개를 저으며 다시 시선을 휴대폰의 화면으로 돌렸다.
번호를 누르고 전화를 하는 동안 남자는 옆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를 한번, 내 차를 한번, 그렇게 번갈아 보더니 그 자리에 딱 서서 내가 전화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는듯 싶었다. 나는 견인회사의 직원에게 사정을 말했고 차를 견인하러 오겠다는 말을 들은 뒤 휴대폰을 내렸다. 그러자 기다렸다는듯 남자가 말을 걸었다.

"뭐라고 합니까?"
"..오긴 오겠지만 적어도 네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군요"
"오래 걸리네..갈곳은 있습니까?"
"...."

없다. 차안에 있으면 된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기도 했지만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그것도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 차안에 있다가 뒤에서 오는 차에 들이 받히기라도 하면 여러모로 귀찮아지고 큰일이 될거다. 내가 말없이 고개를 젓자 남자는 잠시 말이 없더니 아주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차를 대충 갓길에 밀어두고 제가 사는 곳에 가시겠습니까?"
"예?"
"여기서 네시간 기다리는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두고 가기도 제 마음에 걸리니까요.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제가 사는 마을이 있습니다. 조금 외진곳이긴 한데 어떱니까? 같이 가시죠."
"..."

나는 잠시 말문이 막혀 선뜻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했다. 보통 처음보는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친절하게 대해 주던가? 보통은 스쳐지나가지 않나? 아니 애초에 나를 피해서 갈길 가지 않은것도 그렇다. 물론 내 상황이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내가 보기에도 조금 심각하다는것은 알겠지만...
나는 가만히 남자를 쳐다보았다. 남자는 어쩐지 뻘쭘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오지랖이 넓은건지 아니면 최근 유행하는 인신매매 방법인가?
...아니 일단은 따라가는게 좋겠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니 말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겠다고 말했고 그에 남자는 어딘가 안심한듯 미미하게 미소지으며 차를 미는것을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차에서 가방과 차키외의 중요한 물건을 꺼낸 후 남자와 함께 차를 밀어 갓길에 두었다. 남자가 먼저 트럭에 올라탔고, 나는 차에 타기 전 트럭의 짐칸에 혹시 내가 생각하는 그것들과 비슷한 수상해보이는 물건이라도 있는지 남자가 모르게 흘끔 확인한 후 트럭에 올라탔다. 트럭이 출발하고 갓길에 대여진 내 차를 보면서 앞으로가 피곤해 질것같다, 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빗나가지 않았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고생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 profile
    korean 2015.03.15 22:57
    프롤로그라면?
    앞으로 계속 연재하겠다는 예고편인지요?

    흥미진진합니다.
    감사히 잘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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